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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의 전통 크리스마스 빵, 파네토네의 정의, 유래, 레시피와 꾸미기

by closerwindyday 202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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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토네(Panettone)
파네토네(Panettone)

이탈리아 밀라노의 전통 크리스마스 빵, 파네토네

파네토네(Panettone)는 이탈리아 밀라노를 대표하는 전통 크리스마스 빵으로, 부드럽고 폭신한 질감에 달콤한 과일이 어우러진 독특한 풍미를 지닌다. 오늘날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을 상징하는 빵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그 기원과 발전 과정, 그리고 세계화까지의 여정은 매우 흥미롭고 다층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다.

파네토네는 효모를 이용해 천천히 발효시킨 반죽으로 만들어지는 돔 형태의 달콤한 브리오슈 빵이다. 전통적으로는 레이즌, 오렌지 필, 시트론 같은 건과일이 풍성하게 들어가 있으며, 가볍고 부드러우며 결이 살아 있는 텍스처가 특징이다.

겉모습은 키가 크고 원통형이며, 윗부분이 반구형으로 부풀어 있는 구조다. 이 독특한 모양은 높은 금형(몰드)을 사용해 굽기 때문에 만들어진다. 맛은 기본적으로 부드럽고 달콤하며, 과일의 상큼한 향이 곁들여져 씹을수록 다채로운 풍미가 느껴진다. 설탕이나 시럽으로 별도의 단맛을 강조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건과일과 버터의 풍미 덕분에 깊이 있는 단맛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역사와 유래

파네토네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화와 문헌이 전해진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15세기 밀라노 공작의 궁정에서 일어난 일화에서 비롯된다. 한 연회에서 디저트를 준비하던 제빵사가 실수로 음식을 망쳤고, 이를 본 하인 ‘토니’가 남은 재료를 이용해 급히 만든 빵이 뜻밖에도 호평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이 빵이 바로 “토니의 빵(Pane di Toni)”이며, 훗날 ‘파네토네’로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다.

역사적 사실로 확인된 최초의 문헌 기록은 18세기 후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며, 19세기 중반에 이르러 밀라노의 제과점들이 파네토네를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제품으로 상업화하면서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20세기 초, 밀라노의 유명 제과업체인 ‘모타(Motta)’와 ‘알베르토 베르타렐리’는 파네토네의 대량 생산 체계를 도입하며 제품의 품질을 표준화했다. 특히 모타는 전통적인 홈베이킹 스타일의 파네토네를 산업적으로 구현한 최초의 회사 중 하나였다. 이 덕분에 파네토네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꼭 필요한 제품으로 자리잡았고, 이탈리아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회복기에는 유럽 내의 무역 활성화와 함께 파네토네도 이탈리아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 등 유럽 전역의 제과점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파네토네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문화적 교류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졌다.

파네토네는 이후 유럽을 넘어 남미, 북미, 아시아로까지 확산되었다. 특히 남미에서는 이탈리아 이민자들의 정착과 함께 크리스마스 전통으로 깊게 자리잡았다. 아르헨티나와 페루, 브라질 등지에서는 파네토네가 크리스마스 디너의 필수 디저트로 자리잡았으며, 라틴 아메리카 특유의 과일과 견과류를 활용해 로컬화된 버전도 다수 등장했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 이후 다양한 식품 유통 브랜드를 통해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일부 제과 프랜차이즈에서는 초콜릿 칩이나 커스터드 크림을 첨가한 변형 버전도 출시되었다.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도 고급 수입 베이커리나 백화점 등을 통해 파네토네의 존재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향기로 채우는 밀라노 전통 빵, 파네토네의 정통 레시피

파네토네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시작된 크리스마스 전통 빵으로, 높은 몰드에서 부풀어 오르는 독특한 돔 형태와 속을 가득 채운 달콤한 건과일이 인상적인 디저트다. 버터와 달걀을 아낌없이 사용한 반죽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풍미를 내며, 발효부터 굽기까지의 정성이 맛으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만드는 과정은 까다롭지만, 집에서 직접 구워낸 파네토네는 그 자체로 하나의 특별한 선물이 된다.

 

기본 재료

파네토네 반죽은 기본적으로 밀가루, 설탕, 달걀노른자, 버터, 천연 효모(사워도우 또는 이스트), 우유, 소금, 그리고 향신료로 구성된다. 여기에 건포도, 설탕에 절인 오렌지 껍질, 레몬 필 등 건과일이 넉넉히 들어가 풍부한 향과 식감을 완성한다. 전통 방식에선 천연 효모를 사용하는데, 이는 반죽 발효에만 하루 이상이 걸리는 섬세한 작업이다.

건과일을 준비할 때는 럼이나 오렌지 리큐어에 미리 재워두면 과일 본연의 맛과 향이 더욱 살아난다. 향신료는 바닐라 빈이나 오렌지 제스트, 약간의 꿀 등을 더해 부드럽고 복합적인 풍미를 끌어낼 수 있다.

 

반죽 과정과 1차 발효

가장 먼저 따뜻한 우유에 이스트를 풀고 약간의 설탕을 더해 10분간 두어 활성화시킨다. 큰 볼에 밀가루와 설탕, 계란노른자를 넣고 이스트 혼합물을 넣어 천천히 반죽을 시작한다. 점점 형태가 잡히기 시작하면 실온의 버터를 여러 번에 나눠 넣으며 손이나 반죽기로 15분 이상 치대준다. 반죽은 끈적거리지만 매끈하고 탄력이 있어야 하며, 글루텐 형성이 충분히 일어난 상태가 가장 이상적이다.

이 반죽을 덮은 채로 따뜻한 곳에서 1차 발효를 한다. 최소 8시간, 이상적으로는 밤새 발효시키면 볼륨감 있는 빵이 된다. 반죽이 2~3배 부풀었다면 충분히 발효된 것이다.

 

건과일 혼합과 2차 발효

1차 발효가 끝난 반죽에 럼에 불린 건포도와 오렌지 껍질 등을 가볍게 섞는다. 이때 과일이 고르게 섞이도록 접듯이 반죽을 접는다. 반죽을 동그랗게 성형한 뒤 전용 파네토네 몰드나 종이 몰드에 넣고 2차 발효를 한다. 2차 발효는 실온에서 약 4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발효가 끝나면 반죽은 몰드의 약 80~90%까지 차오른다. 이 상태가 되어야 오븐에서 구웠을 때 윗부분이 돔 형태로 자연스럽게 부풀어 오른다.

 

굽기와 식히기

오븐은 170도로 예열하고, 파네토네는 약 40~50분간 굽는다. 중간에 윗면이 너무 빨리 타지 않도록 알루미늄 포일을 덮어주면 좋다. 윗면은 자연스럽게 갈색이 돌고, 꼬치로 찔렀을 때 반죽이 묻어나지 않으면 완성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빵이 다 구워진 직후, 파네토네의 바닥을 송곳으로 찔러 뒤집어 매달아 식히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공기층이 무너지지 않고 촉촉한 식감이 유지된다. 식힌 뒤에는 밀봉 보관하여 며칠 간 풍미를 더 깊게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재료와 모양으로 꾸미는 응용법

파네토네의 매력 중 하나는, 기본 레시피에 자신만의 창의성을 더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초콜릿을 좋아한다면 다크 초콜릿 칩이나 화이트 초콜릿을 건과일 대신 넣어 풍미를 바꿔볼 수 있다. 혹은 피스타치오 크림, 체리 콩포트, 밤 페이스트를 넣은 충전형 파네토네도 고급 디저트로 인기가 많다.

외형 장식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 굽기 전 윗면에 아몬드 슬라이스를 얹거나, 구운 후에 슈거 파우더를 뿌려 눈처럼 연출하는 방식이 있다. 초콜릿 글레이즈를 위에 얹고, 크리스마스 장식용 당과자나 과일을 올리면 테이블 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디저트가 된다.

또한, 파네토네를 미니 사이즈로 만들어 개별 포장하거나, 컵케이크 틀에 나눠 굽는 ‘미니 파네토네’는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이처럼 파네토네는 기본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색다른 형태로 꾸밀 수 있어 특별한 의미를 담은 디저트로 사랑받는다.

 

베이킹 소회

파네토네는 단순한 달콤한 빵이 아니다. 만들기 위한 시간과 정성, 기다림은 결국 한 조각의 풍미로 되돌아온다. 그 안에는 오랜 시간 축적된 전통과, 함께 나누는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담긴다. 비록 크리스마스는 지나 봄이 되었지만 꽃샘 추위가 온 날, 날리는 벚잎를 보며 지난 크리스마스의 설렘을 회상하며 파네토네 한 입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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